연휴 막바지에 처가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서가 한켠에 전집류 무더기가 눈에 띄었다. 무료한 탓에 찬찬히 살펴보니 "김찬삼의 세계여행" 전집이 자리하고 있는 것 아닌가?

오홋~!! 이런 횡재가!!

전설속에나 나올법한 "한국 여생사에 기록될만한 책"이 장인어른 댁에 있다니...그리고 찬찬히 책을 훌어봤다. 개인의 체험담과 타지의 정보가 뒤엉켜 있는 수필의 모음이었다. 마치, 왕오천축국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정보가 정리되어 있지 않았고, 사진들은 맥락없이 흘뿌려져 있었으며 도대체 어떻게 여행을 했는지 여정 속에 그의 고충과 어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야말로 1950년대부터 세계일주 3회를 기록한 저자의 1인칭 시각의 오지탐험기였다.

울컥함이 밀려왔다. 김찬삼이란 이름은 너무나 자주 들어봤지만 그의 책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갓 독립한 나라의 지리선생님이 사비를 털어 시도한 세계일주....까무잡잡한 피부와 그의 애마인 오토바이 한대가 그 여정의 험난함과 고충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계일주 여행중이던 청년 김찬삼. 그는 59년부터 약 20년간 3차례의 세계일주를 통해 국내 최초의 세계일주 여행기를 작성해 '국내 배낭혀행자 1호'로 기록됐다. 그의 여행은 하나의 전설이 됐고 후배 여행가들의 귀감이 됐다.






















그런 빛바랜 서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신기한 대목도 많았다. 이를테면 1960년대 전세계의 타임머신 창고라고 해야할까?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캄보디아' 서술 대목이었는데, 놀랍게도 아주 평화로운 불교국가와 앙코르와트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게 아닌가? 보통 현대의 캄보디아 여행자라면 '크메르루즈'군대의 잔인한 학정을 먼저 소개하기 마련인데 말이다.

아하~!! 이 책은 무려 크메르루즈의 '킬링필드'가 벌어지기 이전에 진행된 세계여행의 일부였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이 책의 가치가 더욱 높아 보였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자신의 사진과 함께 게재한 한편의 '문장'에 있었다.

"나와 남을 개선하려고 나라를 떠나는 사람은 철학자지만, 호기심이란 맹목적인 충격에 따라 이나라 저 나라를 다니는 자는 방랑자에 지나지 않는다" -----작자미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찬삼 선생의 필생의 새김말. 여행자에게도 조국이 있고 근거지가 있으며 돌아가야할 마음의 고향이 있다는






















선생이 하고자 했던 뜻이 무언지를 곰곰히 생각해 봤다. 일주일 정도만 여행을 해도 몸이 피곤해 지고 인생에 회의가 오기 마련인데, 1년 이상씩 낯선 땅에서 잠을 자며 끊임없이 현장을 기록하고 자기가 본 낯선 문물을 반추하는 것이란 얼마나 힘든 삶이던가?

그리고 그런 여행자 가운데서 목적을 잃어버리고 방랑자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수도 없이 보았다. 호기심에 이끌려 해외로 나갔다가 길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선생도, 수없이 그런 유혹을 겪었을 것이고 다시근 마음을 다잡았을 것이다. 나에게는 돌아갈 고향이 있고, 나의 여정에는 특정한 목표가 있다고 말이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나도 감히 그와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해외를 싸돌아다니면서 수도없는 유혹과 정착에 대한 나약한 마음을 갖기도 한다.

선생은 자신의 책에서 여행의 목적을 분명히 밝혔던 것이다. 나와 남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철학자의 자세를 견지하겠다, 그저 호기심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그리고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전의 김찬삼 선생~

























그러고 보니 2년전 나도 그에 대한 책 관련 기사를 하나 썼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여튼, 그는 위대한 여행자였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처가집에 갈 때 심심하지 않을 일이 생겼다.
Posted by hojai.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마도 2010년 자료입니다. 올해는 한류의 위상이 더 거세진 한해가 됐습니다. 문화산업이 이제는 한국의 대표상품이 되었습니다.


■ <<이스트아시아>>가 선정한 올해의 K-pop 10대 명곡


"올해는 신사동 호랭이의 전성기!!"


연말 인사를 앞두고 심난해서 한번 놀면서 적어봤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올해 목표가 "케이팝에 대한 책을 한번 써보자"는 항목이 하나 있어서 전반기에 꽤 열심히 취재를 했었는데, 하반기에는 거의 포기해버렸네요. 역시 목표를 1년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네요.

① 현아 '버블팝(Bubble Pop)' - 신사동 호랭이

'신사동호랭이'와 현아를 순식간에 세계적 팝아티스트(?)부각시킨 올해의 케이팝입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수작이지요. 왜냐하면 케이팝은 '유튜브'로 감상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되지요. 바로 이 노래가 이를 입증한 사례가 됩니다. 장난스러운 비주얼이 패왕 현아의 색기와 결합이 되면서 그야말로 공감각적 이미지가 대폭발했기 때문입니다.  현아의 가능성은 정말 무궁무진 하고, 올해보다 내년이 훨씬 기대되는 아티스트라고 칭해주고 싶네요. 아니, 이미 존재감만큼은 완성형입니다.

② 2NE1 '어글리(Ugly)'  - 테디

제가 한동안 가장 좋아했던 투애니원입니다. 올해 2집은 그야말로 대폭풍이었습니다. 2주간격으로 나오는 노래 족족 유튜브를 강타하면서 세계적인 걸그룹으로 우뚝섰습니다. 특히 '내가 제일 잘나가'란 노래가 세계적 히트를 했지요. 그런데도 저는 가장 늦게 발표된 타이틀곡 '어글리'를 최고로 꼽겠습니다. 노래의 완성도나 흥겨움 그리고 진지함에 있어서 별5개 만점을 주고 싶은 명곡인듯 합니다.

③ 소녀시대 '더 보이즈(The Boys)'  - 유영진, 테디 라일리

올해는 그야말로 '소녀시대'의 한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아시아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걸그룹이 가능한 최고의 성과를 거뒀고 아시아 시장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시킨 초특급 문화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VVIP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 발표된 '더 보이즈'. 테디 라일리와 한국의 수많은 노래쟁이들이 최적화 공정을 적용해 무려 '영어-한국어-일본어' 3개국어로 만들어진 전세계적 유래가 없는 글로벌라이즈된 노래라 하겠습니다. 우려와 달리 아주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가사의 의미도 심오(?)하고 영어가사 역시 무난해서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판단해서 3위에 올렸습니다.

④ 시스타 '마 보이(Ma Boy)'  - 용감한 형제

올해의 발견이라면 단연 '시스타'입니다. 1집 앨범 거의 전 곡이 명곡일 정도로 놀라운 퍼포먼스와 무대매너를 선보였지요. 그 가운데 조금 느린 곡 '마 보이'를 꼽아봤습니다. 작사작곡 '용감한 형제'의 내공이 폭발한 작품입니다. 이를 제대로 소화한, 그것도  이제 20살 효린과 보라의 섹시함이 폭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지요. 보컬과 랩도 훌륭하고요. 이들의 연습무대 유튜브 동영상이 조회수 23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전혀 다른 섹시함으로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케이팝의 섹시함은 크게 3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시스타'는 아주 독특한 분야로 자리매김하는 듯 보입니다. 이 대목은 다음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⑤ 포미닛 '허트 투 허트(Heart to Heart)' - 신사동호랭이

올해 포미닛은 '현아'의 독주에 가리면서 조금 주춤했던 측면이 있지요. '거울아 거울아'라는 타이틀 곡이 워낙 문제가 많아서 묻히려는 찰나에 발견된 명곡이 다름아닌 '하트 투 하트'입니다. 언듯 보기엔 빠르지도 않은 평범한 노래로 보이지만 이를 소화해낸 포미닛의 내공이 빛이 납니다. 따스한 청춘의 사랑을 예쁘게 표현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⑥ 인피니티 '내꺼하자'  - 한재호 김승수(스윗튠)

보이밴드의 침체가 길지요. 아니군요. 침체는 아닌데, 워낙 걸그룹이 상대적으로 빨리 성장하다보니 눈에 띄는 보이그룹이 적습니다. 시스타만 해도 1집으로 단숨에 정상권으로 치고올라갔죠. 그런데 보이그룹은 샤이니 이외는 눈에 안띕니다. 인피니티는 이런 환경에서 관객의 시선을 잡아채는데 성공합니다. 시원시원한 안무를 노래와 어울리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더군요. 특히 제가 관심을 가진 대목은 "유일한 한글 가사"라는 점입니다. 한재호 김승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작곡가 군단 이죠. 카라가 바로 스윗튠의 작품입니다. 가볍고 빠른 비트를 낭만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작곡했다고 해서 깜짝 놀랬습니다. 이 노래도 맛깔나는 스윗튠 브랜드입니다.

⑦ 빅뱅 '투나잇'   - 지드래곤

천재 지드래곤은 올해 상반기에 가장 빛난 아이돌인데, 하반기에 대마초 파동으로 주춤했네요. "투나잇"은 GD가 아주 오랜만에 성공시킨 대중성(?)을 갖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잠시 노래를 끊고 통기타가 나오는 대목은 키치적이었지만 GD였기 때문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묘한 대목이었습니다. 사실, <러브송>과 <투나잇>을 놓고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러브송>>의 뮤직비디오는 '역대급 수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대신 투나잇은 YG 비디오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후집니다.  그럼에도 투나잇을 고른 이유는 GD의 각성에 대한 응원의 메세지라고 하고 싶네요.
 
⑧ 티아라 '롤리폴리' - 신사동 호랭이, 최규성

'티아라'란 걸그룹은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롤리폴리'라는 노래는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충만한 수작입니다. 이쯤 되니까 '신사동 호랭이'라는 작곡가의 멘탈이 궁금해 지지 않을 수 없네요. 올 한해 히트작 제조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좋은 노래를 많이 만들어 냈네요. 특히 이노래의 감수성이 1980년대라는 점에서 더 놀랍지요. 이 친구는 그렇게 나이가 많지 않거든요. 뮤직비디오의 승리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⑨ F(x) '빙그르(Bing-g-re)' - 지누(작곡)/ 김부민

저는 F(x)의 가능성을 매오 높게 봅니다. SM이 꿈꾸는 '하이틴' 감수성을 소녀시대로부터 물려받은 걸그룹의 적통그룹이지요. 올해 '핫 서머' 앨범은 대단한 수작입니다. 노래 하나하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세공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10대 후반의 청춘의 낭만적 일상을 뽀얀 파스텔톤과 영롱한 수정구슬로 뽑아낸 것과 같은 판타지를 느꼈습니다.

문제는 그런 낭만성을 받아 안기에 경제환경이 박했다는 것이도, 결정적으로는 '시스타'나 '현아' 같은 격한 섹시미의 물결이 너무 거셌다는 점이겠습니다. 트렌드에서 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⑩ 2Ne1 '헤이트유(Hate you)' - 테디

제가 올해 상반기에 가장 감동을 받는 그룹이 투애니원입니다.(하반기는 소녀시대) 이번 앨범의 노래가 모두 수작이라 꼭 두 곡을 꼽고 싶었고 그 가운데 '헤이트 유(Hate you)'를 선정합니다. 자극적인 노래는 아닌데, 묘한 끌림이 있는 곡입니다. 가장 정감이 가는 곡인데 저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가사구상은 'F**k you'였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YG에는 하위담론이 퍼진 집단인데, 그 색깔이 탈색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상장 이후에요.

  (공동) 브라운아이드 걸즈 '식스th센스(Sixth Sense)' -이민수(작곡) 김이나

올해 가장 아쉬운 곡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브아걸의 식스센스입니다. 너무 강하게 나갔죠. 뮤직비디오도 오버라고 생각됐고요. 지나치게 명작으로 만들려는 욕심이 과하게 넘치며 아쉬움을 낳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브아걸은 특유의 이미지 세팅을 하게 됐습니다. 여전사의 이미지 바로 그겁니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일관성인데요, 섹시미에서 전사의 이미지로 바꾸는 전략이 조금 더 진행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선정후기)

* 간단합니다. 우선 그룹을 20여개 뽑아서 대표곡을 나열하고 10개를 선정했습니다.

* 유튜브 업로드 비디오를 참고했습니다.

* 작곡가는 먼저 안보고 선정하고 까봤습니다. 제 취향인 것 같은데, 신사동 호랭이 노래가 3개나 들어가 있네요. 신기합니다.

* 특히 아이유 '너와 나'와 슈퍼주니어 '미스터 심플'이 빠졌네요. 아쉽습니다. 아이유의 좋은 날은 지난해 11월이었습니다. 올해 연말 앨범은 기대에 못미치네요. 아참, 카라도 빠졌습니다. '스텝'이 충분히 좋은 노래이긴 한데, 일본에서 발표한 ‘슈퍼걸’ 앨범이 훠얼씬 좋았습니다. 물론 대부분 일본어라서 제이팝으로 분류될 듯 합니다.
Posted by hojai.

« Previous : 1 : 2 : 3 : 4 : 5 : ... 335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