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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달라진 나의 생활 가운데 하나는, 단연코 '스타벅스'에 가기 시작했다는 것. 사무실 근처에 스타벅스가 생겼길래 가끔 드나들던 버릇이 아예 생활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4800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커피를 사마신다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컸지만, 이제는 스스럼없이 카드로 긁는 내 모습을 지켜보면 조금 한심할 때도 있다. 그런데 도심에서 그 정도 비용을 지불하고 아늑한 공간을 얻는 다는 것은 사실 그리 쉽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잠시 광화문 스타벅스, 그것도 3층에 행차하게 됐다. 1시간 정도 남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책을 읽고 있었는데, 문득 주위를 둘러보곤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30여명이나 되는 손님 중에 남자는 단 두명뿐. 나머지 한명 역시 어여쁜 여자친구와 스타벅스를 들렀던 것이다.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난 무슨 금남의 공간에 찾아온 이방인 듯 어색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20대중반에서 30대 후반까지 서울의 젊은 여성들은 스타벅스에서 홀로 노트북을 꺼내들고, 혹은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며 살롱의 문화를 즐기고 있는 듯이 보였다. 왜 남자는 없는 걸까?  어찌하여 스타벅스란 공간에 남자들은 추방된 걸까? 내가가본 해외 여러도시의 스타벅스는 남녀 혹은 세대비가 매우 균질했는데, 오로지 서울에서의 스타벅스 이용 계층은 너무나 뚜렷하게 한정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20~30대 여성, 여대생과 여성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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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민방위 훈련에 참가. 나도 드디어 민방위 대원이 됐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올해는 내가 군대에서 제대한지 10년이 되는 해다. 종로교장을 찾아가 4시간 교육을 받다. 수 많은 직장인 민방위 신입대원들이 겸연쩍어 하며 훈련장을 찾다. 2시간 정도는 졸았지만 두 시간 정도는 꽤 유용한 교육을 받다. 국민의례와 애국가를 제창하고 화생방 교육을 받으면서, 국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 "어라~ 참으로 국가는 잘 작동하고 있잖아?"

올해 화생방 교육의 특징은 북한 핵사태와 연동돼어 '핵무기의 이해'에 훈련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ROTC로 화학대 출신인 서울시 공무원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참으로 명료하게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매스미디어 보다 훨씬 유용했다. 민방위 교육 쓸모 있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터진 미국의 핵무기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어째서 일본이 자신들을 전쟁피해자로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25만이 넘는 히로시마 시민들 가운데 60%가 타죽었고 생존자가 겪어야 했던 방사선 피해를 듣고 나니 매우 울적해 졌다. 아---- 핵전쟁을 대비하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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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는 길에, 광화문에 깔린 전경들을 보고는 무슨 집회가 있으이라 예감하다. 예상대로 약 700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 집결하다. 허세욱 동지 추모 집회 겸 FTA 반대 시위대.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조그만 집회에 대비한 전경의 숫자는 약 7000명쯤 돼 보였다. 민중세력의 침체기다. 마치 90년대 후반같이 말이다.

오늘 허세욱 동지를 하관했다고 한다. 화장한 유골의 반은 미군기지에 뿌리고 반을 관에 담았다는 것.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이지만,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는 것. 우연히 깨닫게 됐다.
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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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ane 2007/04/19 08:19  Modify/Delete  Reply  Address

    민방위 훈련은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해요.

    • hojai 2007/04/19 11:45  Modify/Delete  Address

      1년차 교육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배울 것도 많았습니다.

  3. 오픈검색 2007/04/19 12:53  Modify/Delete  Reply  Address

    일본에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많은 커피숍이 도심 곳곳에 위치하고 있고, 영업맨들의 아지트로 이용이 되고 있어, 한국에 비해서는 남성이 월등히 많이 보입니다,아무래도 한국처럼 사우나등이 없어서 따로 시간보낼 곳이 없다는 이유도 한몫하겠지요^^
    저도 가끔 스타벅스를 이용하는데, 시간때우기는 참 좋은곳이라는 생각이,, 가끔 찾아 뵙는 곳인데, 댓글은 처음이네요.

    • hojai 2007/04/19 16:15  Modify/Delete  Address

      아 저도 예전에 스쳐보낸 적이 있네요^^; 사이트 다시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구독기를 다 모아놓으신 것 같으세요...^^;

  4. manua 2007/04/20 06:50  Modify/Delete  Reply  Address

    뉴욕에는 특히 백인 중년 남성들이 많아요...팔자가 좋은 건지 백수라서 거기 와서 시간을 때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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