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립지만,

오늘로 조승희 씨에 대한 생각을 접어야 겠기에 키보드 앞에 앉았다.
한 인간의 복잡한 사정에 대해서 누가 제대로 된 해석을 내놓을 수 있을까.(나도 때론 욱~하고 배신감에 치를 떨고, 어떻게 죽으면 나를 물먹인 놈들에 대해서 복수하고 죽을 수 있을지를 꿈꾸기도 한다---) 먼저 그의 짧지 않은 생--23년이란 생애에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그릉 이제와서 비낸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조승희씨 사건을 접하고 맨 먼저 떠오른 장면은 바로, 이 같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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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좀 엉뚱하긴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이미지는 바로 저 '프리스비'와 무관치 않다. 파아란 잔디밭 위에 한쪽에는 바비큐 그릴이 놓여 있고, 무대 중앙에는 천천히 회전하는 하얀색 원반이 날아다니는 모습.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의 주인공은 물론 백인들이었다. 대략 5개월 정도의 나의 미국생활은 저런 프리스비를 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나도 저런 커뮤니티에 낄 수 있을까? 하는 설레는 두려움과 함께 말이다.

내가 기거하던 텍사스란 동네는 참으로 독특했던 동네였다. 이를테면 흑인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는 것. 대신 수많은 히스패닉계와 적잖은 아시아계들이 놀랍게도 전혀 섞이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이를테면 인종에 의한 분류가 확실하게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

겉으로는 개인주의의 모습을 갖고 있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철저하게 인종주의적인 모습. 예를 들어 수업이나 도서관에서는 누구나가 혼자서 공부를 하지만 금요일 밤이 되면, 백인 학생들은 다운타운의 바에 함께 몰려가거나 인근타운하우스나 기숙사에서 모여 음악을 틀어놓고 프리스를 날렸고, 히스패닉들 역시 끼리끼리 뭉쳐다니며 은밀한 모임을 가졌다. 아시아계 역시 자신들의 출신 국가에 따라, 교회에 가거나 아니면 바에 몰려가 술을 마시며 일주일의 피로를 풀곤 했다.

때문에 미국이란 나라에서 소속 집단이 없다는 것은 정말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개인주의? 세상에 개인주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과연 개인이란게 존재하기나 할까? 단지 독립된 인격체를 얼마나 존중해주고 않하고의 차이일 뿐이다.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도 쉽사리 친해지기 어려운 판국에, 한국학생과 백인학생, 그것도 여학생과 친해진다는 것도 참으로 요원한 일이었던 것 같다.....재밌은 사례가 있었지만 패스.

프리스비?
미국 생활을 끝마칠 때쯤 또 한번 창 밖에서 백인 녀석들이 프리스비를 하고 놀고 있는 모습을 봤다. 백인들의 모습은 언제다 당당해 보였다. 마치 자신들이 대학의, 이 동네의 주인공인양 말이다. 미국의 그 넓은 잔디밭에서 아시아계 젊은이들은 그 누구도 시끌법석하게 프리스비를 하거나, 혹은 풋볼을 던지며 놀지 못했다.

가끔 교회에 모였을 때, 주변에 한국 사람들이 많았을 때나 자심감 있게 풋볼을 던지고 놀았을 뿐. 내 기억에 그 많던 아시아계 젊은이들이 텍사스 한복판에서 시끌법썩하게 바베큐 파티를 하거나 혹은 프리스비를 하지 못했다. 대부분 집 안에서 조용하게 삼겹살이나 구워먹고 소주파티나 했을 뿐이었다. 나 역시 프리스비 한번 신나게 하지 못하고 귀국하고 말았다. 계속 남이 하는 것이나 부러워 했을 뿐. 역시 주인의식이 있는 사람이나 프리스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마치 비정규 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소외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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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씨 사건은 변방 사람들이 미국의 주류에 끼기 위한 하나의 고난으로 여겨질 수 있을까. 위의 서술은 대략 10여년전의 기억이지만 갑자기 당시 주눅들어 있어 보이던 아시아 1.5세대들이 떠오른 것이 사실이다. 이제 그들도 나이를 먹고 꽤 잘 살고 있을 텐데 말이다. 다들 잘 살고 있다. 여전히.


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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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eff samardzija girlfriend 2008/05/23 07:04  Modify/Delete  Reply  Address

    나는 배웠다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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