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역 화장실 속 요지경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지하철 화장실에 뛰어들어갔다. 구로역 화장실은 대부분이 좌변식이 아닌 '한국형 좌변식'이었다. 요즘은 몸이 무거워져서 그런지 '푹~' 하고 앉아서 볼 일을 보는 경우, 끝난 뒤 일어서는 일이 힘겹다. 고로 한국형 좌변식도 곧 사라지리라 생각된다. 요즘 대다수 공공장소에 가면, 화장지가 잘 구비된 게 만족스럽다. 어느정도 물질적인 풍요를 느낀다.
그럼에도 구로역 화장실 한켠에서 숨이 턱~ 막히는 세상의 또 다른 현실을 마주치다.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이나, 그리고 기차역 화장실에서 만날 수 있는 '무시무시한 광고'다.
세상에 저 보다 사람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 광고가 또 있을까. 저 간결한 단어를 마주치는 사람 누구라도 흠칫,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릴 수 밖에 없다. 신장(간) 이식. 010-1010101.
그런데 놀랍게도 저런 광고는 대부분이 사기다. 나는 저 광고를 볼 때마다, 2003년 언젠가 나를 찾아온 한 부산아저씨가 생각난다.
그는 생존을 위해 자신의 마지막 자산인 '신장'판매를 결심하고 성남의 고속버스 터미널 근처로 달려갔다고 한다.(당시 성남은 조금 텁텁한 동네였다) 그리고 그 곳 화장실에서 찾아낸 '브로커 전화번호' 에 기뻐했고 그 놈에게 자신의 신장을 팔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했다고 한다. 그런데 반갑게 맞아줄 지 알았던 브로커는 또 다른 요구조건을 요구했다. 바로 "신체검사비 100만원을 가지고 와야 신장이식이 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 그는 3000만원을 만지기 위해 100만원을 부랴부랴 모아서 그 브로커에게 갖다 받쳤지만, 다시 그를 만날 길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를 찾아와서 펑펑~울었다.
"죽기를 각오한 놈에게 사기치는 저런 나쁜 놈들은,
그에게 경찰을 소개시켜줬지만, 그는 아마 그 사기꾼 브로커를 잡지 못한 것은 물론 장기매매 역시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장기를 포기하지 않고도 재기에 성공했을까, 저 광고를 접할 때면 그의 낙심한 얼굴이 떠올라 괴롭다.
PS. 예전에 한창 기자들(PD수첩 같은)이 저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 실제 브로커를 만나서 검사비 명목을 요구당하는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보여줬던 기억이 난다. 과연 지금도 검사비를 요구할까. 한번쯤 전화해보고 싶었지만 역시나, 그런 모험을 해본다는 생각만으로 가슴이 떨려온다. 역시 난 새가슴인가 보다
Trackback URL : http://www.eastasia.co.kr/trackback/305




Leave your greetings here.
그렇군요. 전 사람들이 그렇게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라도 자기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 싶어서 그러나보다 했는데... 너무 순진+핑크빛 환상에 빠져있었나 봅니다.
. 특히 외국에서 변기에 까는 종이 등을 놓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대체 어떤 질병이나 위생 상태를 가지고 있을런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종이/비닐이 있더라도 아예 그 위에 올라앉거나 -_-;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럴 바엔 차라리 한국형이 더 편하단 얘기지요. 게다가 그 종이들, 아무리 재활용을 한다쳐도 나무에서 나온 거고 하얗게 만들려면 표백제를 써야하고... 또, 물 내릴 때 물살이 세면 그게 다 그 좌식깔개에 다 튄다니까요. ^^;;
저는 말씀하신 한국형 화장실 변기 형태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오래 계시면 다리가 저리고 아프겠지요. 그렇지만, 그게 훨씬 더 깨끗하다고 생각한답니다 (아, 물론 아닐 경우도 존재하겠지만- 거리상의 문제라던가. -_-
그렇군요. 사려깊은 예견이십니다. 동감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장점 잘 못볼 것 같습니다.
아... 그렇군요.
사기중에서도 막장 사기질이군요.
저렇게해서 번 돈으로 밥 사먹으면 목구멍으로 넘어갈까요...
그러게요. 왜 세상은 치사한 사람들이 강자가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