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의도하지 않은 늦잠을 잤다. 부리나케 달려나가 출근길에 나섰는데, 어라, 차들이 조금은 줄어들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정도였다. 8~9시 부근에 차들로 만원을 이루는 연세대~성산동 방향 고가 위가 한산했던 것이다. "왠일일까?"하는 놀라움은 회사 근처에 이르러서야 풀릴 수 있었다.

"9월10일 월, 서울 차 없는 날"

서대문에서 부터 동대문까지, 동-서로 난 길에 14시간 동안 승용차 통행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 남북으로 통행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버스비를 무료로 했다는 뉴스를 접할 수가 있었다. 오전 10시경 사무실 밖으로 나와보니,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의 자전거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택시기사는 "이 자전거 행렬이 종로에서 여의도 까지 연결됐다"며 혀를 내둘렀다.(경찰이 자전거 행렬을 극진하게 보살피는 모습이 신기했는데, 알고보니 자전거 행렬 속에는 오세훈 시장이 끼어있었다고 한다)

택시기사는 나를 태우고 강남까지 가는 도중에 오 시장의 전시행정을 끊임없이 질타하고 있었다. 내가 무슨 방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분노는 끝간데를 몰랐다. 자동차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그에게 "차 없는 날"이란 일종의 재앙이었던 셈이다. 아니, 불편함이었겠지.


2002년까지만 해도, 정부나 서울시의 교통관계자들은 하나의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른 정책을 펴고 있었다.

"도로를 늘려야 도심 소통이 빨라진다"

그러나 그 같은 미신을 깨 뜨린 것이 유럽에서 교통을 전공하고 온 신세대 학자들이었다. 그들은 "대도시 중심부 도로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량 진입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2000년 고건 시장에 의해 남산터널 이용료 2000원 정책으로 이어졌고, 결정적으로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공사로 이어졌다.

청계천 공사가 시작될 때, 수 많은 보수 교통학자들이 난리를 피웠던 것은 익히 잘 알려진 바다. 서울시 교통 대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서울광장 조성 때도 있었던 것이 물론이다. 놀랍게도 이 전 시장은 젊은 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어차피 서울시 교통문제는 도로 확장으로 불가능 하다는 논지였고, 도심으로 진입하려는 차량에게 손해가 된다는 느낌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었다.

마포의 중앙차로제로 인해, 서울시장이 욕을 먹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뚝심은 어느정도 빛을 발한게 사실이다. 결국 철인3종경기 마니아인 오세훈 시장은 과감하게 종로에 차량을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이벤트라 하더라고 아주 과감한, 쑈를 성공적으로 치뤄내기에 이르렀다.

무슨 결론이 있는 얘기가 아니라, 머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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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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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 놀자 2007/09/11 11:34  Modify/Delete  Reply  Address

    좀 더 근본적으로,주차장 없으면 승용차 좀 못사게 할 수 없을까? 반지하 살면서 2천CC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좀 우습고,,,,집도 대출,차도 대출 대출인생들부터 좀 어떻게 해야하지 않을까?

    • hojai 2007/09/12 00:09  Modify/Delete  Address

      차가 없이 1년을 버텨보니 살만 하긴 한데, 그래도 역시 멋진차를 보면 통장이 텅텅 비더라도 정말 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아...냉혹한 자본주의여...

  3. y 2007/09/11 18:53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제가 탄 택시기사는 서울시가 성공했다며 종로 막아도 차가 하나도 안 막히는 게 신기하다고 하던데요. 행사를 제안한 환경운동연합이(녹색연합인가) 옳은 일 했다며, 내년에도 또 한다고 신나하면서 영구적으로 종로를 막아도 별 탈 없을 것이라는. 시사평론가 냄새가 나는 합리적이고 재밌는 택시기사였음.

    • hojai 2007/09/12 00:08  Modify/Delete  Address

      내가 탄 택시 기사는, 여성혐오자로 보였음. 아줌마들이 자전거 타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자 내 뱉는 불만이 상상 이상이었는데...^^; 전시행정이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셨음.

  4. macondo2 2007/09/16 19:17  Modify/Delete  Reply  Address

    근데 이벤트가 맞기는 맞았나 봐요... 격자형 지하도로라... 결국 공급쪽으로 다시 방향을 트네요. 딴나라가 모 어디... 저는 23일에 출발해서 27일쯤 돌아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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