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적 한문 교육을 받아야 했다.

은근한 강제사항이었다.
좋다 싫다 할 여지도 없었다.
서당(비스무레한 학원)을 다니며 천자문과, 사자소학을 암송해야 했고
중학교 때에는 학원에서 맹자와 논어를 살짝 익혔다.

그 덕분에 고등학교 시절 한문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았다.
물론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는 전부 '수'였다.

자랑이 아니라, 영어를 배우기 전에 먼저 한문을 배웠다는 얘기다.
(물론 지금은 한문 해석 한 번 하려면 거의 죽음 이지만...)

출퇴근 길 당산역 근처의 한 중학교를 지나면서 조금 생경한 광경을 목격했다.

hojai_ilsang_02

Dream (꿈)
Strive (투쟁)
Achieve (성취)


처음에는 선뜻 눈치채지 못했으나,
몇 번 지나치다 보니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교훈이
 성실(誠實) 신의(信義) 조화(調和) 였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hojai_ilsang_01

잘 안 보이는 분을 위해 다시 사진을 확대했다.

시대가 바뀌니 문화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니 사상도 바뀌는 것일까?
선후 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언어가 바뀌니 추구하는 가치 마저도 바뀌어 버렸다.

동양에서 미덕으로 여기던, 공동체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협동정신은 오간데 없고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마치 미국 풋볼팀 연습실 앞에서나 볼 수 있는
격한구호가 학교 앞 간판을 차지해 버린 것이다.

'스트라이브'를 조금 더 순화해서 경쟁, 혹은 열심으로 번역해도 마찬가지다.
예전 명심보감에 나왔던 '성실'이라는 개념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버렸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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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테라의 느낌

    Tracked from terra's me2DAY 2008/11/21 12:32 Delete

    ''영어시대 교훈의 변화'' A Journalist wandering. 호자이—-B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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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y 2008/11/28 13:31  Modify/Delete  Reply  Address

    헉 엄청 신기하네. 진짜. 근데 호자이 뼈대있는 집안 맞나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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