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10시, 잠시 국회에 방문했습니다.
국회 상황은 이미 9시 뉴스에 자세히 보도된 바 있습니다.
(사실 긴급한 상황은 이미 지난해 12월 20일 정도 부터 시작됐으니 이미 2주가 지났네요)

1월8일이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니, 적어도 수요일 밤까지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데드라인이 됩니다.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해야 하고, 게다가 데드라인에 몰리면 상황이 복잡하게 꼬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1월4일 새벽이 아마도 그날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받은 게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일요일은 신문이 나오지 않는 날일 뿐만 아니라 주말이기 때문에 여론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토요일 오전부터 국회에서는 경위들이 조금씩 민주당 힘빼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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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회가, 낮이 아닌 밤에 불이 켜져 있다는 얘기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의원나리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필시 심각한 대치상황임을 암시하기 때문입이죠.
오늘은 특히 정문부터 분위기가 살벌했습니다.
이미 국회는 전경들이 2중 3중으로 에둘러 쌌더군요.

오늘부터는 아예 민주당 당직자들이나 보좌관들은 국회 출입이 봉쇄됐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실제, 제가 국회입구를 들어가려 할때 옆에 있던 한 당직자는 출입을 허가받지 못했습니다.
제지하던 전경의 멘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국회의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못들어갑니다."

아, 이거 머지? 이거 국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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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관 정문. 11시까지 이 앞을 지키던 전경들이 상당수 빠져나간 상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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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들어서자마자 지난 몇일 간의 치열했던 공방전의 잔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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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관 곳곳에 민주당 당직자들과 보좌관들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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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모습이긴 합니다만, 이는 현재 공방전이 벌어지는 중심인 로텐더 홀에서 위를 바라본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국회 돔 바로 아래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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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 대표실 입구에 붙어 있는 대자보? 아니 의견 게시판입니다.
현재의 이슈를 대략 알아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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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지원 의원(왼쪽) 원혜영 원내총무. 이 밖에도 우리가 대략 이름을 들어본 국회의원들이 다수 당직자들과 영켜 국회에서 진을 치고 있더군요. 국회 개원 초기 민주당 내에 싸움꾼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곤 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전투력이 꽤 높아졌다는 자평이 나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친노의 상징인 이광재 의원과, 안희정 최고위원이 보이길래 인사를 하고 싶었으나,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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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아수라장 속에서 민주당 모 당직자를 만났습니다. 사이버문화연구소 같은 회원으로 알고 지내는 지인입니다. 목에 걸고 있는 줄은 산악용 자일인데, 인간사슬(?)을 만들 때 쓸 도구라고 하네요.

_상황이?

"보시다시피 경위 60명과 방호원 100명과 전쟁중이다. 경위 60명은 어떻게 해보겠는데 방호원이 떼로 덤비니 수가 없다. 여기에 전투경찰도 일부 섞인 것 같다. 오전 오후 두차례 몸싸움을 벌인 결과는 알테니..., 결론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민주당 사람들이 밖으로 밀려나는 형국이다. 벌써 2주가 넘었는 데 집에 못들어 가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완전 투쟁분위기다. 여기서 밀리면 당의 미래가 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 이른바 올인이다."

_협상의 여지가 없나? 몇 개는 주고 몇 개는 포기할 수 있나?

"끊임없이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뻐꾸기를 날리는데, 협상이 진전된 것은 전혀 없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수 백개의 법률 가운데 우리가 뽑아낸 악법은 약 80여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한나라당이 발의했다기 보다는 정부가 총대를 메고 제안한 것을 국회의원들이 서명한 것에 불과하다....수 백개 가운데 일부인 80여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안 자체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직권상정이나 한나라당 다수결이 아니라 재검토를 하고 신중하게 처리하자는 거다. 이렇게 통과되면 나라를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민감얘기 자체검열...-_-)

_집시법 개정과 금산분리 철폐는 시대의 흐름에 반하는 것 같긴 한데...

"정적의 손발을 다 막아버리겠다는 얘기다. 말도 안된다. 집시법 개정하면 장외투쟁은 앞으로 불가능해진다. 금산분리 철폐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전 세계적으로 문제점이 드러난 정책을 10년 전도 아니고 이제 하겠다는 거다. 이거 머냐는 소리 절로 나온다"

_정면충돌인데...

"민주당이 여기서 밀리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_ 선진당, 창조한국당, 무소속 가운데 누가 돕나?

"미안하게도 거의 도움을 못받는다.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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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낭과 라면, 그리고 담배. 농성장에서 볼 수 있는 필수 아이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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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의장에 대한 강한 반대의 표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3부 요인입니다.
국회의장으로 은퇴해도 여한이 없을만한 높고 존귀한 자리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 어디 그렇습니까?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누구나 대권을 꿈꿉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회의장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라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정말 멋진 국회의장 하나 갖는게 참 쉽지 않네요.

오늘 밤 민주당은 국회경위와 방호원간의 전투가 벌어질 지 모릅니다.

참으로 긴장되는 순간의 연속입니다.
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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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hojai 2009/01/04 15:17  Modify/Delete  Reply  Address

    꼭 그렇게 볼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일종의 주류 의식이라는 건데요. 이런 주류의식은 "우리는 언제나 옳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주류이니 좌우고면 하지 않는 자신감도 생기는 거죠. 지난 국회에서도 한나라당이 속기사 입구 뚫고 들어가서 본회의장 점거한 적이 있긴 해요. 머...협상 타협이라고 말하니, 결국은 여당오 속수무책이더군요. 당시 우리당은 우리는 "소수, 비주류"라는 컴플렉스가 많았거든요. 그게 하루아침에 생긴건 아니겠죠.

  3. 홍선생 2009/01/06 00:18  Modify/Delete  Reply  Address

    글쎄요 저는 우리가 주류니까 무조건 옳다라고 말할, 친이명박계 얘기하는 건 아니고요 민본21이든 이한구 같은 사람이든, 아니면 홍준표만해도 원래 이명박 운하에는 반대였쟎아요, 박근혜도 그렇고. 저번 100분토론 보니 전원책인가 보수측 대변하러 나온 사람도 이명박 운하에 대해서 반대하던데요. 그 사람들 태도는 분명 기회주의적인 거 아니냐는 거죠.

  4. 홍선생 2009/01/06 00:20  Modify/Delete  Reply  Address

    근데 주류의식 말씀하시니... '대세론' 생각나네요. 한국 우익의 단골 메뉴가 그거래요. 토론하다 논리적으로 막히면 '대세를 따라라 ~' 하여간 한국 극우는 머리가 나쁜 것도 문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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