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고라 경제방이라고 들어봤어?"----(호자이)
"선밴 요즘도 아고라 보고 그래요?"----(후배 K씨)
이런 대화를 나누던 시점은 미네르바가 한참 아고라에서 필명을 날리던 9월 초순의 어느날이었다. MB가 TV에 나와 '9월 위기설'을 우습다고 말한지 불과 한 달 정도 흐른 시점이었고, 당연히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위시한 전 언론사의 기자들까지 한국 경제의 탄탄함을 부정하지 않던 바로 그 때였다.
놀랍게도 9월 중순 이후 환율의 변동 폭이 과격해 지기 시작했다. 9월초 거침없이 1200원대를 넘보던 환율이 순식간에 1400원대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 것. 그리고 주가 역시 과격하게 빠지기 시작한다. 주가 1400, 환율 1200도 잠깐이었고 10월초에 이미 이 관계는 역전되 버린다.
어이쿠. 매일 매일 악 소리가 나던 10월. 미네르바의 글을 처음 접하게 된다.
"2008년....지금 하눅의 현 주소.........
파산으로 몰리는 일반 가계들과 중소기업+자영업자들..........
7월 소비자 물가가 5.9% 상증----------------> 1998년 11월 물가 상승률 6.8% 이후 10년만의 최대치.."
(2008년 8월5일------아마게돈 2008년 한국 경제)

미네르바 글 모음 까페에서 구입한 글 모음 1-2권. 통신판매가 2만원.
6월부터 9월까지의 글 200여편이 빼곡하게 담겼다. 역시 제본된 책이 읽기에 편리하다.
10월 초만 해도 미네르바란 논객은 글모음 까페가 있을 정도로 아고라 경방에서 지명도 있던 논객이었다.
그의 존재에 대해서 머니투데이와 한겨레21에서 언급한 기사가 있을 정도였으니.
그리하여 다음 까페에서 판매하는 그의 글을 구매하여 탐독하게 된다.
그의 글에서는 아는 사람은 다 알만한 내용(강만수의 뻘짓, 이명박 비판)과 알만한 사람도 잘 모르는 내용(환율, PF, 부동산 거품에 의한 은행의 부실, 국민연금 문제 등등)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사실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 보다는, 아, 이런 괜찮을 글을 왜 진작 못읽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 컸다.
당시 내가 그의 정체에 대한 추론은 평범한 재야 고수에 가까왔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그의 문체였다.
그는 매우 불안정한 문장 실력을 보여줬다. 작심하고 쓴 글은 꽤 훌륭했지만 자신의 정치색(88만원 세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 때면 (..............) 말줄임표가 지루하게 반복되는 투덜댐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흡연실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니까.......직장 선배가 집에서 온 전화를 받는다...
내일 8월 15일인데........그래도 놀러갈꺼지?....여보?....
그 선배 40대 마누라 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8월14일-----8월 15일날 놀러가는 거지 여보?")
사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이 당시 글에는 자신의 정체를 매우 과감하게 드러내놓고 있었다. 별 의심 없이 읽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30대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지 않나?
진짜 대단하시군요....10년만에 다 말아 쳐 먹고도 아직도 성이 안 찼단 말인가?......
"리니지 로그인은 했지만 게임은 안했다..."
한마디로 미쳤군....
이 뉴 라이트 또라이들은 대가리에 든 사상이 의심스럽군....이젠
(8월7일----2012프로젝트=강만수의 최종 목표......)
리지니 로그인? 사실 이런 표현은 50대에게서 나올 수 없는 얘기다. 현장에서 돈 벌고 있는 40대 경제인에게서도 리니지 로그인 같은 표현이 나올 수는 없는 일. 물론 다 지금이니까 하는 얘기다. 그의 리만브라더스 파산 예언이나 환율 1300원 이상 예언은 참으로 절묘한 분석력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가 묘하게 꼬여가기 시작한다.
그의 존재가 점차 부각하면서 그에 대한 추론이 쏟아진 것이다.
결국 그는 자신이 '고구마 파는 노인'이라는 식의 자기 해명성 글을 올리기 시작한다.
그것이 10월 중순 이후.
11월 초부터 그에 대한 뉴스가 폭발하기에 이른다.
당시 내가 추리한 바는 대략 다음과 같다.
제가 추리한 바로는=======================================
1> 전문적인 지식으로 보아 금융계에서 밥을 먹었을 것 같다.
2> 가끔 '~하는거여'라는 사투리를 쓰는 것으로 보아 충남 출신일 것 같다
3> 자신을 '노인'이라 칭하는 것으로 보아 4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일 것이다
(노인이란 표현 쉽게 쓰지 못할 것임)
4> IMF시절에 대해 잘 아는 것으로 보아 IMF 시절과 그 이후 현직으로 활약했을 것이다.
5> 고구마를 팔고 있는 것은 진짜일까? 맞다면 은퇴하고 자영업자일 가능성
6> 88만원 세대에 대한 애틋한 감정으로 비추어 자신도 그리 좋은 집안 출신은 아니고, 명문고와 명문대학을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7> 소주를 빨대로 빠는 것으로 보아 술좀 마시는 직장 출신일 것(관료+외환)
8> 현재 한국 사회에대한 정확한 묘사로 보아, 현재 서울이나 서울 근교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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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느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더니 역시 관심 폭발.
미네르바의 발언이 문제가 아니라, 과연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대목으로 대중들의 관심이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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