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님으로 받은 릴레이 포스팅


1. 독서란 [    ]다.

나에게 독서란 [만남과 뒷풀이]다.

 
사실 처음에 떠오른 단어는 '우연과 필연'이었다. 마치 영화 제목과 같기도 한 이 컨셉은 내가 처음으로 독서에 홀로서기를 시도한 1993년 봄에 만든어 낸 독서 원칙이었다. 아주 간단하다.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 책에 언급되 책을 한권 정한다, 그리고 그 책을 구입한다.

예를들자면 하루키의 <노르웨이안 우드>를 읽었다면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야 하고, 얼결에 <위대한 유산>이나 <비틀즈 전기>로 넘어갈 수도 있는 독서법이다. 모든 선택은 우연이다. 그러나 그 책을 읽고 나면 모든 것이 필연이 된다. 물론 1993년 나는 재수를 하고 있었고, 4시 수업이 끝나면 너무도 한가했기에 가능한 독서법이었을 수도 있다. 실제 인터넷도 신문도 없던 쥐구멍 같던 하숙집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오로지 소설책이었고, 그 소설책은 끊임없이 다른 읽을 거리를 던져줬다는 점에서 텍스트 이외의 기쁨을 얻었더랬다.

그런 소중한 의미를 가진 '우연과 필연'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그 같은 독서법을 유지한 시기가 매우 짧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재수를 끝마치고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는 꽤나 재미없는 이념서적을 읽어야 했고, 이어진 군대 경험이나 취업 준비는 그다지 책이라는 매체를 귀찮고 번잡스러운 도구로 전락시켜버리고 말았다.

그런 내게 새로운 독서의 재미를 선사한 모임이 있으니 바로 <동아시아 연구회>라는 모임이다. 최근 한 2년간 이 모임을 통해 30여권의 책을 접했나 보다. 물론 본질은 간단하다. 한 달에 한권의 책을 정해 서로 읽고 모여 토론하는 모임이다. 물론 나는 책보다는 뒷풀이라는 떡밥에 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올해는 조금더 모임을 발전시켜 아예 저자를 초청하기도 했다. 이른바 저자직강이다. 저자로 부터 듣는 강의와 그 뒷풀이는 꽤나 환상적이다. ^^;

30대 직장인이 독서모임을 갖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에 속할지 모른다. 책을 고르는 재미와 한 달간 책을 탐스럽게 읽어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 읽은 성과를 남들과 공유하는 과정의 즐거움은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독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독서란 저자와의 은밀한 만남이다. 그러나 뒷풀이를 각오하지 않은 만남이란 얼마나 빡빡한하고 무덤덤덤한 책 읽기일까?

내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은 "꼭 독서감상문을 쓰는 습관을 가지라"고 누누히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학시절을 회상해 보니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독서감상문이란 나의 독서를 억제시키는 흥분 억제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것을 사회화 시킨 뒷풀이라는게 어찌보면 독서감상문의 또다른 형태가 아닐까? 내가 사랑하는 독서모임이란 어찌보면 조금은 사치스러운 독서감상문일지도 모르겠다.


다음 독서란 릴레이의 주인공은 제 대학 동기인 잘놀자 군과 제가 존경해 마지 않는Goodhyun님이 되겠습니다. 꾸벅~


 
Posted by hojai.

Trackback URL : http://www.eastasia.co.kr/trackback/588


Leave your greetings here.

  1. Comment RSS : http://www.eastasia.co.kr/rss/comment/588
  2. montreal florist 2010/01/09 08:08  Modify/Delete  Reply  Address

    만남이 되는군여, 참 좋은 말이네여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89 : 90 : 91 : 92 : 93 : 94 : 95 : 96 : 97 : ... 623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