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타이완? 혹은 대만.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

"아시아 어디어디 가봤어?"

이런 질문에 가끔 교만해 질 때가 있다. 호기넘치게 이렇게 대답해본다.

"대충이지만 거진 다 가보긴 했지. 특히 중국은..." (호자이)

"대만도 가봤어?"

"헉.......아직..-_-...."(호자이)

대만이 독립국가이냐 아니냐를 논하려는 게 아니다. 이제껏 대만이 나를 유혹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자문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대만은 너무 작다. 게다가 이제껏 중국 일부로 여겼을 런지도 모른다. 대만 고유의 것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고, 심지어 홍콩 영화는 봤어도 대만 영화나 노래 드라마는 기억에 나지 않는다(그나마 꽃보다 남자가 거의 유일한 작품이다). 비정성시는 꼭 봐야할 리스트에 있긴 했지만 안봐도 무방했다.

그리고 가만히 대만과의 연관성에 대해 회상해 본다.


  • 1980년 우리 집안(어머니)의 첫 해외여행지. 대만에서 사오신 과자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 어릴적 한 동네에 살던 산동성 출신 화교는 자신의 국적을 '타이완'이라고 말했다.
  • 내가 처음 탔던 스쿠터 'CUXI'는 대만제였다.
  • 한때 대만제 GAINT 자전거를 사고 싶었다.
  • 1999년 미국 어학연수를 갔는데, 이쁘장한 대만 아가씨를 만나고 신선한 충격을
  • 대만제 컴퓨터 부품을 썼다.
  • ...... 

대만, 특히 타이페이는 지금까지 내가 다녀봤던 도시들 가운데 가장 한국과 닮아 있었고 문화적 DNA도 흡사했다. 일본과 대만 가운데 한국과 더 가까운 나라를 찍으라면 주저않고 대만을 선택해도 될 정도였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진정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일본보다 대만이 아닐까?


#2. 그러니까 10년도 훌쩍 지난 얘기다.

내가 미국에 잠시 거주하며 아시아에서 건너온 적잖은 아시아인들을 만나던 1999년의 얘기다. 당시 내가 다니던 토플 고급반에는 뛰어난 학생들이 많았느데, 당근 성적 상위권은 아시아계가 휩쓸었다. 물론 실전 영어는 훨씬 못했음에도, 중남미계 아이들은 토플 500점도 못넘겨 헤메고 있었지만 일본이나 싱가폴 한국에서 온 좀 젊은 학생들은 간단하게 550점을 넘겼고, 목표를 600점 이상으로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한동안 600을 노리던 학생이었는데(600점이 넘는다면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지-_-), 당시 세력은 일본인들을 위시한 일본-대만-싱가폴 라인과, 한국-중국-말레이 기타등등으로 양분됐다. 아마도 제1세계와 제 2-3세계의 구분인 듯 했다.

문제는 대만이었다.

우리반의 예쁘장한 대만 아가씨는,(아마도 당시 나이 22살 정도) 우리 한국-중국 남정네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더랬다. 그리곤 샌님같고 조폭같은 일본 사내들 무리에 끼어 매일같이 어딘가를 쏘다녔다. 물론 우리도 그런 일빠에 고운 눈길을 준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행동은 좀 심한 바가 없지 않았다.

심지어 독일이나 일본에서 온 여학생들도 우리 패거리들과 잘도 얘기하고 인사도 나눴지만, 그 대만 아가씨는 등교에서 하교까지 언제나 일본남정네 무리 밖을 벗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에게 일본은 꽤나 중요한 관계인듯 보였고, 실제도 그러했나 보다. 난 아직도 가끔, 이쁘장한 복장과 중국인 특유의 귀여운 표정을 짓던 그녀가 가끔 떠오른다. 물론 '일빠로서의 그녀'를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타이페이의 따거 민박 / 하룻밤 400대만달러


 















대만에서의 첫밤은 이 따거민박에서 지내기로 마음을 먹다.

타이페이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민박집이다.(운영은 대만 택시기사가)
홈페이지에서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내가 묵어야 할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저 앞에 세워진 대만야마하의 쿡시가 바로 내가 탔던 모델이기 때문이다.
때론 여행은 이렇게 운명적이다.



PS. 대만은 세계적인 스쿠터-자전거 강국이다.

물론 그렇게 된 배경에는 역사적 산업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다름아닌 일본에 종속된 산업 구조, 전자와 자동차의 부품산업 기지, 라는 조건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결과물이기 다름아닌 스쿠터 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적극적으로 대만의 부품산업을 키웠고 결과적으로 대만과 일본은 하나의 내수산업기지 혹은 해외수출 산업 기지로 성장했다. 우리도 일본과 그런 관계가 조금 남아있지만 규모적으로 대만보다 2~3배 크기 때문에 조금 다른 문제.

현재 대만은 세계적인 바이크 강국이다. 그런데 첫 날 대만을 돌아보니 바이크의 특징이 대만과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 1년 내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매우 실용적이다. 빠르고 기동성도 좋다.
  • 그러나 사고가 나면 매우 위험하기에, 운전중 인근 자동차의 행보에 주의해야 한다.
  • 유지비가 적게들지만 법적인 보호를 받기 힘든 면이 없지 않다.
  • 작고 예쁘다.
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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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꼬날 2009/10/11 10:17  Modify/Delete  Reply  Address

    ㅋ 잘 다녀오셨군요. 저에게 타이뻬이는 언승욱이 마구 걸어 다니던 거리로, 암튼 꼭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아직 기회를 못 잡고 있네요. ^^

    • hojai 2009/10/12 01:01  Modify/Delete  Address

      꼭 잘 다녀온 것은 아닌데요. 대만에서 대만 사람을 많이 못만난 게 좀 아쉽더군요. 여하튼 감사합니다.

  3. 쓸비 2009/10/13 14:56  Modify/Delete  Reply  Address

    당신 타고 있는 스트라이다도 대만의 '밍싸이클'에서 만들었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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