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께서 사고를 쳤다(이른바 경제사범 되시겠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 소식에 놀라 한마디씩 외 마디를 내던진다.

"그가 그럴 위인이었나?" 라는 놀라움과
"그 자식 배포 있는데~몰랐어"라는 반조롱이 대부분이다.

나는 의외로 소식을 듣고 무덤덤했다. 아~ 나이를 먹으니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한길 물속은 알아도, 열길 물속은 모르는 법이지..., 머 그럴 수도 있겠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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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치소 벽면. 시내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놀랍다.


























그런데, 어찌어찌 누군가 그를 면회를 가야 할 상황으로 까지 상황이 악화됐다.
결국 시간 사용이 조금은 자연스러운 내가 나섰다.
나도 한때는 경찰서와 구치소좀 드나들던 직업아닌가.

그리하여 난생 처음 성동 구치소를 향하게 됐다.

"여보세요, 거기 성동구치소죠? 몇시까지 가면 면회 되나요?"(호자이)

"네. 4시까지 오셔야 해요. 혹시 번호 아시면 조회해드릴께요. 오늘 가능한지....네 가능하네요. 4시까지 오셔야 해요"(구치소 공무원)

"근데 지금 3시인데요"(호자이)

"네. 4시까지 오셔야 해요."

이게 먼 시츄에이션인지. 광화문에서 오금역까지는 대략 지하철로 40분이 걸린다. 그런데 4시까지 가야 하는데 지금은 오후 세시 아닌가. 그리하여 무조건 달리기 시작했다. 광화문역까지. 그리고 5분을 기다려려 마천행을 타서, 45분이 걸려 어찌저찌 오금역에 당도했다. 그 시간이 3시 51분.

헉. 그리하여 내달렸다. 내달리고 내달리고....오르막을 뛰어....달리다 보니 벽이 보인다. 아~벽이다. 그 때쯤...거의 숨이 턱에 닿았고, 주변 행인들이 다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헉헉헉~아 4시까지 난 저기 당도해야 해, 그리고 4시1분전...위병소(?)를 통과할 수 있게 됐다.

"헉~헉헥헥헥헥...제가요..늦.었.나.요?"(호자이)

"아닙니다. 10분 까진 괜찮아요."

버럭~ 이게 머얏. 난 죽을 힘을 다해 뛰어왔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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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의 추억. 그리고 돌담길.

























예상외로 구치소 안은 깨끗했다.
그리고 담 너머로 보이는 송파구의 비싼 아파트들.
아마도 20년 이후에는 이곳 구치소 이전 운동이 벌어지겠군.
그러면 성동이라는 표현은 또 경기도 인근에서 보기 되는 건가?

기다리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
그가 내가 자리한 면회소에 도착했다.

문이 드르륵 열리고 유리창 너머에 그가 도착했다.

"왠일이냐?"(그)

그러고 보면 내가 그를 본지도 3년이 흘렀다.

"내가 대표로 왔다. 진상이 머냐?"(호자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아.....나는 잘 있다....마음 굳게 먹었다....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할 뿐이지....자격증 준비도 하려고 한다....열심이 살려고....미안하다."


머랄까. 그 친구와의 대화는 자주 끊겼다. 서로 할말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사람이란 어두움과 밝음을 동시에 갖고 있다. 나 역시도 과거 어떤 선택을 잘 못했더라면 저 위치에 가 있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친구는 내게 피해를 준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괜시리 마음이 너그러워졌다. 그리고....웬지 모를 측은함도 생겼다. 적어도 과어게 함께 미래를 구상하던 친구 아닌가.

모르겠다. 과거에 내가 만났던 수 많은 범죄자들과 그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친분관계? 혹은 나의 올드함?.....어색하면서도 꽤 긴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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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면회는 단 10분이다. 그 10분은 손쌀같이 흘러간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갔다.
그는 내게 몇가지를 부탁했고. 난 그 부탁을 성실하게 받아 적었다.
그리고 헤어졌다.

헤어지고 나니 아쉽다. 더 잘 말해줄 걸....더 용기를 북돋아 줄걸, 아니 좀 더 꾸짖어 줄걸.
무언가 복잡한 마음이 스쳐지나간다.
구치소에 들른다는 것은 이런 심경이구나.
먼가 부채감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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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독서실은 밖에서 감시할 수 있는 구조였다.
























털래털래, 그토록 뛰어왔던 길을 차근차근 걸어갔다.
가는 도중에 한 독서실이 보인다.
오픈 독서실이란다.

학생들이 꽤 열심이 공부하고 있었다.
밖에서 지켜볼 수 있는 판 옵티콘 구조다.
누군가 지켜본다면 더 열중할 수 있을까?
때론 그럴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구치소를 다녀와서 만난 오픈 독서실은
은밀하지 못했고,
더욱 학생들을 옭좨는 것을 비쳤다.

그렇게 12월의 하루가 흘러갔다.















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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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방문자 2009/12/20 20:56  Modify/Delete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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