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kdong...

2006/05/02 00:00 / Diary
최근 들어 목동을 자주 가게 됐다.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는 어색하지만 좀 신기한 경험이었다. 목동. 나의 서울 인생은 목동이라는 동네와 전혀 무관하다. 목동에 처음가본게 2002년이었을 정도로 내가 아는 사람이 목동에 산 적도 없었기에 아파트가 즐비한 그 땅에 진입할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2002년 처음 목동이란 땅에 가봤을 때의 느낌은,          

'무슨 이게 사람 사는 땅이란 말인가. 아파트만 이 즐비한 이 곳에서 무슨 재미로...'

인천에 개업한 모 치과의사를 취재하고 함께 서울로 오는 길에 목동에 들렀던 것. 그러고 보니 인천 및 서울 서부지역에 살고 있는 많은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들은 죄다 목동에 살고 있어 보였다.(그게 최근 목동 집값의 상승 원인이란다)

각설하고. 목동 이야기를 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천정부지로 뛰는 부동산 값에 대한 짤막한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최근 들은 얘기가 좀 있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모 스포츠 신문 부장님은 최근 집에서 큰 불화를 겪는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듣고 보니 약간이나마 이해가 갔다.
그 분은 목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레 분양 받아 살고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구체적인 가격을 이야기 해야 하는지 회의스럽지만 나온 김에 얘기해 보자)

수 년전에, 아파트를 판 값 3~4억원에 빚을 2억을 내서 분양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빚2억을 값는 것이 쉬운 일이었을까. 그래서 지난해 말 고민 끝에 7억에 그 아파트를 팔고 빚을 갚고 전세로 옮기셨단다.(아주 흔하게 뉴스화 되는 얘기다) 그런데 목동 아파트가 지난해 말, 올해 초 폭등하면서 그 아파트가 11억원으로 급등했단다. 과연 그 집의 분위기는 어찌 됐을까. 설명 안해도 잘 아실 듯.

흔히들 1억 2억 이라는 말을 쉽게 말하곤 한다. 그런데 그 돈의 규모란 생활인이 10년을 모아도 모으기 힘든 엄청난 규모의 돈이다.

우리 누나 얘기를 해도 마찬가지다. 결혼 6년차 부부. 결혼할 때 마포에 작은 아파트를 사서 결혼했는데, 그 아파트가 3~4년전 적정한 수준으로 값이 올라줬단다. 그래서 아이가 커가니 목동 이사를 결심하고 3년정도 허리끈을 졸라매고 저축해서 올해 초 목동으로 옮기고 싶어 했는데, 고민고민 하는 사이 한달 사이에 값이 1억 이상이 폭등해 버렸다. 물론 대형 평수도 아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give up. 이런 식의 머니 게임이라면 서민들이 무슨 희망을 안고 살 수 있을까.

결혼을 생각하게 되니 자연스레 부동산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지난 십 수년간 서울에 살면서 목동 따위(?)에 살리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저렇게 비정상 적으로 아파트 값이 오른다는데 관심이 안 쏠릴 수가 없다.

엊그제, 목동 CBS에 갈 일이 생겼는데, 겸사겸사 해서 목동역에서 오목교 역까지 찬찬히 걸으며 목동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생전 처음 생겼던 기회. 카메라를 들고 화각을 잡아보니 역시 아파트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이로 편안한 공원들과 여유로움이 풍긴다. 흐음. 나이를 먹어서 그럴까. 목동이라는 아파트 촌이라는 곳도 꽤 사람살만한 동네라는 걸 느끼고 말았다. 이래서 아파트 값이 오르는 걸까? ^^;


요긴 종로다. 이 빌딩은 내가 종로에서 가장 싫어하는 빌딩. 그런데 33층 화장실은 종로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 그 화장실만 가끔 이용하는 편 ^^; 내가 주로 오가는 길목. 나는 비교적 흔들리지 않고 종로를 좋아해 왔다.

1년 전 한 유명한 도시공학과 교수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자연스레 서울의 방향성에 대한 얘기를 꺼내다가 앞으로 살 동네에 대한 자문 비스무레한 것을 드린 적이 있는데, 그 교수님이 대뜸 한마디를 꺼냈다.

"자네, 지금 집이 어디지?"
"종로 세검정 쪽인데요. 전세 살고 있습니다."
"돈이 안되는 길로만 갔구먼..."
"TT"

그 교수님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이 분의 생각이 틀렸으면 하는 생각이다)
"종로가 서울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강북은 이미 서울이 아니다. 산 좋고 물 좋은 동네에서 살고 싶다는 환상을 버려라. 교육여건 좋고 아파트가 정갈하게 지어진 평평한 땅이 바로 21세기의 새로운 4대문이다.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을 따라가라. 판교를 분양하면 판교에 신청하고, 신도시를 짓는다면 눈 감고 따라가라. 그게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로또다"

서울에 상경한지 13년이 됐다. 과연 서울에 집하나 장만하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견실하게 유목민 적인 삶을 추구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결혼하기 위해서는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21세기 생활인들에게 내려진 또 하나의 굴레다. 실은 매우 심한 굴레다.  
Posted by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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